절망의 끝에서 피어난 스탠드업 커뮤니티 이야기

나는 매일 인생을 새로 쓴다

아이리스 0 1,528 2017.12.15 17:58

이제 그만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때가 있었다. 갓 스무 살에 시골에서 올라와 서울의 새로운 문화들을 접하면서 가치관의 혼란이 찾아왔고, 돈이 없으면 그 화려함을 누릴 수 없음을 매일 경험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카자흐스탄의 생활에서 나는 진정한 삶(이웃과 나의 것을 나누는, 더불어 사는 삶)을 발견하게 되었고, 다시 한 번 주어진 인생을 살아보겠노라 결심했다.

끊임없이 채우기만 했던 행동방식에서 벗어나 콩 한 쪽도 나눠먹으려는 마음으로, 그렇게 절대자에게 가까워지는 삶을 살기로 작정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온지 이제 3년차.

포부는 비상했지만 거침없이 밀려드는 세속의 가치관에 맥없이 계속해서 무너지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나를 내려놓기로 결단했으면서도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일했을 때 내게 돌아오는 것은 더욱 비참해지는 나 자신뿐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분명 나는 '이렇게 하면 내가 높아지겠지'하는 보상심리가 있었던 게다. 여전히 존재하는 내 안의 비교의식과 불평 불만, 원망에 다시 일어서기가 힘들어질 때 하나님은 내게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삶으로 일침을 가하신다.

그 일침중 하나가 바로 "스탠드업 커뮤니티"다.

지금 일하는 곳으로 이직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스탠드업 커뮤니티 5주년 행사 진행의 일부를 맡아 돕게 되었다. 무대 출연진들의 스케쥴을 확인하고 리허설, 무대 대기 등등 어릴 때 하고 싶었던 방송일과 비슷한 느낌이라 나는 마냥 신이 났었다. 이 사람들이 어떤 의미로 모였는지, 이 단체가 어떤 마음으로 5주년을 기념하는지 그런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왜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이 객석으로 들어오는지, 기계달린 이동식 침대에 누운 사람이 이 무대를 봐야하는지 그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 일을 통해 페이스북으로 스탠드업 멤버들을 알게되고, 종종 SNS게시물을 통해 소통을 하면서 비로소 스탠드업 커뮤니티가 어떤 곳인지 알게 되었다.

갑작스레 사고를 당해 이전에 하던 평범한 일들을 내 스스로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사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이다. 나는 내 명예와 재물에 대한 욕심 때문에 "go higher"하는 인생을 살던 사람이다. 그래서 내게 이미 주어진 것들을 돌아보기보다 내가 아직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성취중심적으로 삶을 사는 것이 굉장히 익숙해져있다. 그런 내가 갑작스레 사고를 당한다면, 두 다리를 내 마음가는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어 버린다면?! 상상하기조차 싫은 상황이다.

밥을 먹든, 화장실에 가든, 옷을 갈아입든, 지극히 평범한 일상까지도 늘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일일까. 그런데, 스탠드업 커뮤니티는 그것을 함께 해내고 있다. 서스름 없이 너나 할 것 없이. 더 가지려고 애쓸수록 불평이 다시 샘솟고 불만이 가득차게 된 내 마음 가운데 주님께서 던진 돌, 스탠드업 커뮤니티. 이번에는 글로 만나게 되었다. 이름하여 "나는 매일 인생을 새로 쓴다"!!

당황스런 사고 가운데 절대자의 임재를 경험하고 최악의 상황 가운데서도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게 된 스탠드업 커뮤니티 대표6인의 삶을 통해 이 단체를 관통하고 있는 스피릿을 느낄 수 있었고, 내게 이미 주어진 것들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감사드리며 힘겨운 하루를 그저 기쁨으로 보낼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삶의 고비가 다시 왔을 때, 이 책을 집어 들고 잠잠히 묵상하겠노라 다짐해본다.

그리고 "Go Lower"의 삶을 살겠노라 또 한 번 의지를 굳혀야지. 그렇게 주님을 사랑하며 살아가야지...

[출처] 나는 매일 인생을 새로 쓴다|작성자 아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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